빌려준 500만원을 돌려달라고 했는데 상대방은 “빌린 게 아니라 받은 돈”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처럼 돈의 성격이나 지급 의무부터 다투는 사건이라면 법원에 증거를 내고 판단받는 소송을 검토해야 합니다.
어려운 말 먼저 보기 — 본문에 나오는 법률 용어를 일상적인 말로 풀었습니다.
- 소액사건: 법이 정한 범위의 금전 청구를 비교적 간이한 절차로 처리하는 민사사건
- 대여금: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뒤 돌려받기로 한 돈
- 지급명령: 돈이나 대체물을 지급하라고 법원이 서류 심사로 명하는 간이 절차
- 원고: 민사소송을 먼저 제기한 사람
소액사건심판 절차는 원칙적으로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원 이하인 일정한 지급청구를 간이하게 처리하는 1심 민사소송입니다. 금액이 작다는 이유로 자동 승소하거나 법원이 돈을 대신 받아 주는 제도는 아닙니다.
3,000만원 이하라면 어떤 사건이든 가능한가요
소액사건심판규칙 제1조의2는 소를 제기할 때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금전·대체물·유가증권의 일정 수량 지급청구를 대상으로 정합니다. 정확히 3,000만원인 경우도 포함됩니다.
미지급 대여금이나 물품·용역대금, 중고거래 대금 반환 등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등기 이전, 건물 인도나 해고무효 확인 같은 청구는 경제적 가치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이 절차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청구의 변경·병합 등에 관한 규칙의 예외도 확인해야 합니다.
소액사건 절차를 이용하려고 하나의 4,000만원 채권을 2,000만원씩 나눠 청구하면 안 됩니다.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2는 이런 목적의 분할청구를 금지합니다. 반대로 실제 별개 거래인지 여부는 그 계약과 채권의 성격을 따로 봐야 합니다.
지급명령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상대방이 빚을 인정하고 주소도 분명하다면 지급명령이 맞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돈을 갚았다”, “납품에 하자가 있다”고 다투고 있다면 지급명령에도 이의가 나와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소액사건은 처음부터 소송입니다. 원고는 청구하는 사람, 피고는 그 청구를 받는 사람입니다. 법원이 양쪽 주장과 증거를 보고 판단하므로, 청구금액보다 어떤 사실을 무엇으로 증명할지가 중요합니다.
내용증명도 필수로 거쳐야 하는 절차는 아닙니다. 다만 청구권이 생기려면 해지 통지나 반환 최고가 먼저 필요한 경우는 별도입니다. 내용증명만 보낸 뒤 소멸시효를 놓치지 않도록 확인하세요.
소장에는 주장과 증거를 한 쌍씩 붙이세요
아래는 500만원 대여금 분쟁을 가정한 증거 정리 예시입니다. 실제 사건에서 어떤 증거가 충분한지는 별도로 판단됩니다.
| 법원에 설명할 사실 | 연결할 자료 |
|---|---|
| 500만원을 빌려주기로 약정함 | 차용증 또는 대여·반환 약속이 담긴 대화 |
| 실제로 500만원을 보냄 | 이체확인증 |
| 약정한 반환일이 지남 | 변제기 약정과 날짜별 경과 |
| 일부만 돌려받음 | 입금내역과 남은 금액 계산표 |
| 상대방이 “이미 갚았다”고 주장함 | 주장한 지급일·수단을 확인할 자료와 반박 |
이체내역만 있으면 돈이 이동한 사실은 보이지만, 대여인지 증여인지 투자금인지가 다툼이 될 수 있습니다. 용역대금도 세금계산서뿐 아니라 작업 요청·납품·승인 기록을 함께 제시하는 편이 좋습니다.
대화 일부만 잘라 붙이기보다 날짜와 앞뒤 맥락을 보존하세요. 증거에는 ‘갑 제1호증 차용증’처럼 번호와 이름을 붙여 어느 주장과 연결되는지 표시할 수 있습니다.
청구취지·청구원인·피고 정보를 나눠 준비합니다
청구취지에는 법원에 원하는 판결을, 청구원인에는 그 판결을 요구하는 사실과 근거를 씁니다. 원금과 이자, 이미 받은 돈을 구분하고 날짜순으로 설명하세요. 이자를 청구한다면 적용 이율과 시작일을 정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피고는 실제 계약 상대여야 합니다. 가게 상호만 알고 있다면 개인사업자인지 법인인지부터 확인하세요. 주소를 추측해 적기보다 보유 계약자료와 적법한 주소 확인 절차를 이용해야 합니다. 관할법원도 피고 주소 등 해당 사건에 맞는 근거로 정해야 합니다.
소장은 관할법원에 서면으로 내거나 법원 전자소송으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인지액·송달료와 전자 제출에 필요한 사항은 접수 당시 법원 안내로 확인하세요. 접수 후에는 보정명령을 읽고 기한 안에 부족한 내용이나 서류를 보완해야 합니다.
이행권고결정이 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법원은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3에 따라 피고에게 청구대로 이행하라는 이행권고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건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며, 청구가 불명확하거나 법정 제외 사유가 있으면 다른 진행을 하게 됩니다.
피고는 결정서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법원에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적법한 이의가 있으면 법원이 변론기일을 정해 재판을 진행합니다. 원고에게만 항의하거나 자료를 보내는 것으로 법원 제출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제5조의4
이의가 없거나 이의가 취하되거나 각하결정이 확정되는 등 제5조의7의 요건을 갖추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다만 제5조의8 제3항의 특별규정 때문에 청구이의 소송에서 다툴 수 있는 범위까지 일반 확정판결과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확정 뒤에도 다툴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최초 2주 기한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재판에 가면 한 번에 끝나나요
소액사건은 신속한 처리를 위한 제도지만 한 번 출석하면 반드시 끝나는 재판은 아닙니다. 송달이나 증거조사, 상대방의 반박에 따라 기일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재판 전에는 사건 경과 한 장, 원금·이자 계산표, 증거목록과 상대방 주장에 대한 답변을 정리하세요. 이미 승인·지급된 부분과 다투는 부분을 나누면 쟁점이 선명해집니다. 합의가 가능하다면 총액뿐 아니라 지급일·분할금액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판결을 받았다면 주문과 불복기간을 확인하세요. 민사소송법 제396조의 항소기간은 원칙적으로 판결서 송달일부터 2주입니다. 이는 앞서 설명한 이행권고결정의 이의기간과 대상 문서가 다릅니다. 소액사건의 2심 이후 상고 사유도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에 따라 제한됩니다.
이기는 것과 실제 돈을 받는 것은 다릅니다
승소판결이나 확정 이행권고결정을 받았더라도 상대방에게 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회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발적인 지급이 없다면 별도 강제집행을 검토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할 위험이 있다면 판결 전 보전절차를 검토할 수 있지만, 가압류에도 담보·비용과 부당한 신청에 따른 책임 문제가 있습니다. 무조건 많은 계좌를 지정하는 대신 실제 재산 단서와 비용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소액사건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만들 것은 긴 법률 문장이 아닙니다. 누가 왜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지, 그 사실을 어떤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지가 드러나는 소장과 증거 묶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