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기념일 등에 조건 없이 받은 일반 선물은 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카드값을 냈거나 구매 영수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바뀌지도 않습니다.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는 빌려준 물건이었거나, 헤어지면 돌려주기로 약속했거나, 결혼을 전제로 주고받은 예물일 때입니다.
- 대여금: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뒤 돌려받기로 한 돈
- 소멸시효: 권리를 오랫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청구가 제한될 수 있도록 정한 기간 제도
- 내용증명: 언제 어떤 내용의 문서를 보냈는지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우편 서비스
그래서 먼저 그 물건이 무엇이었는지 구분하세요.
- 조건 없이 준 선물
- 잠시 쓰라고 준 대여품·보관품
- 헤어지면 돌려주기로 한 조건부 물건
- 결혼을 전제로 주고받은 약혼예물
이미 건네받은 선물은 이별만으로 돌려줄 의무가 없습니다
민법 제554조는 증여를 한쪽이 무상으로 재산을 주겠다는 뜻을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해 효력이 생기는 계약으로 정합니다.
서면 없이 한 증여는 원칙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는 민법 제555조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법 제558조는 이런 해제가 이미 이행한 부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예를 들어 생일에 가방을 건네며 “네 선물이야”라고 했고 전달까지 끝났다면 증여는 이미 이행된 것입니다. 나중에 연애가 끝났다는 사정만으로 그 가방을 다시 가져갈 수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아직 건네지 않은 선물은 다릅니다. “다음 달에 노트북 사 줄게”라고 말로만 약속했다면, 서면이 없는 한 약속한 쪽이 이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헤어진 뒤 “약속했으니 사 내라”고 요구받아도 그대로 따를 의무는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일반 선물인지 다툴 때 핵심 증거는 결제내역보다 건넬 당시의 대화와 상황입니다.
- “생일 선물”, “네 거야”라는 메시지
- 기념일에 선물을 전달한 사진
- 소유권을 넘긴 것으로 보이는 대화
- 반환 조건이 전혀 없었던 정황
빌린 물건이라면 선물과 다르게 봅니다
“잠깐 써”, “내 노트북인데 필요할 때까지 사용해”처럼 소유권을 넘기지 않고 사용만 허락했다면 선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물건은 돌려달라는 요구에 응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다음 자료가 판단 근거가 됩니다.
| 확인할 것 | 예시 |
|---|---|
| 소유자를 어떻게 표현했는가 | “내 카메라”, “내 차키” |
| 사용 기간을 정했는가 | “여행 다녀올 때까지만 써” |
| 반환 약속이 있었는가 | “다 쓰면 돌려줘” |
| 물건 관리 책임을 누가 졌는가 | 수리·보험·보관비를 원래 소유자가 계속 부담 |
비싼 물건이라고 대여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오래 썼다고 자동으로 선물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전달 당시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가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취업 준비하는 동안 내 노트북 써”라는 메시지가 남아 있다면 대여로 볼 여지가 큽니다. 반면 새 노트북을 사서 포장째 건네며 “합격 축하해”라고 했다면 선물에 가깝습니다.
‘헤어지면 돌려준다’는 약속이 있었다면 따로 봅니다
물건을 줄 때 “우리가 헤어지면 반환한다”는 조건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면 일반 선물과 같은 방식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그 조건이 실제로 합의됐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이별 뒤에 한쪽이 처음으로 “원래 돌려주는 조건이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당시 문자·녹음에 반환 조건이 남아 있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조건부 선물이라고 주장하는 쪽은 언제, 어떤 조건으로, 무엇을 반환하기로 했는지 보여줄 자료를 갖춰야 합니다. 농담처럼 한 말 한마디만으로 반환 약정이 인정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약혼반지·예물은 연애 선물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결혼을 구체적으로 약속한 뒤 주고받은 약혼예물은 단순한 기념일 선물과 다르게 취급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약혼예물의 수수를 혼인이 성립되지 않으면 되돌아가는 조건이 붙은 증여와 유사한 성질로 설명해 왔습니다. 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므895 판결
그래서 혼인이 실제로 성립하지 않았다면 예물 반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약혼이 깨진 데 책임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준 약혼예물을 적극적으로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없습니다. 누가 파혼에 책임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대법원 1976. 12. 28. 선고 76므41 판결).
혼인이 성립해 상당 기간 유지됐다면, 나중에 혼인이 깨졌다는 이유만으로 예물을 돌려달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처음부터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그 때문에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른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은 별도로 판단합니다(대법원 1996. 5. 14. 선고 96다5506 판결).
커플링이라고 모두 약혼예물은 아닙니다. 사귄 지 100일 기념으로 맞춘 반지는 보통 연애 기념 선물에 가깝습니다. 반면 양가 상견례 뒤 결혼 날짜를 잡고 예물로 주고받은 반지라면 약혼예물로 볼 여지가 커집니다. 상견례, 예식장 예약, 예물 구매 기록처럼 결혼 준비가 실제로 있었는지가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송금한 돈도 ‘선물인지 빌려준 돈인지’부터 확인하세요
연애 중 생활비나 큰돈을 보냈더라도 계좌이체 내역만으로 빌려준 돈(대여금)인지 준 돈(증여)인지 바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다음 달에 갚아”, “빌려주는 돈”이라는 대화가 있다면 대여금 주장의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생일 축하”, “필요한 데 써”처럼 갚을 의무 없이 준 정황이 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빌려준 돈이라면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도 따로 따져야 하는데, 이 부분은 지인에게 빌려준 돈의 소멸시효에서 다뤘습니다.
휴대폰처럼 할부가 남은 물건도 같은 방식으로 나눠 봅니다. 기기 자체를 선물한 것인지, 남은 할부금까지 계속 내주겠다고 약속한 것인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물건이든 돈이든 결제·송금 사실과 법적 소유권·반환 의무는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증거는 원본 형태로 남기세요
카카오톡이나 DM 대화를 캡처할 때는 날짜와 상대방 이름이 함께 보이게 저장하세요. 필요한 부분만 잘라 내기보다 앞뒤 대화가 이어지게 남기는 편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대화 내보내기 기능이 있다면 원본 파일도 따로 보관합니다.
찾아볼 표현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선물’, ‘줄게’, ‘네 거’, ‘빌려’, ‘돌려줘’, ‘갚아’, ‘결혼’ 같은 단어로 대화방을 검색해 보세요.
본인이 참여한 대화를 녹음한 파일은 증거로 쓸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자신이 빠진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돌려받거나 돌려줄 때 하기 쉬운 실수
- 상대 집에 들어가 물건을 가져오는 것. 원래 내가 사 준 물건이라도 선물로 넘어간 뒤라면 상대의 물건입니다. 직접 가져오면 별도의 형사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대여품일 수 있는 물건을 팔거나 버리는 것. 나중에 빌린 물건으로 인정되면 물건 값을 물어줘야 할 수 있습니다.
- 감정적인 메시지를 길게 보내는 것. 화가 나서 쓴 문장이 나중에 상대에게 유리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 돌려주고 확인을 남기지 않는 것. 택배 송장, 전달 사진, “받았다”는 답장을 남겨 두세요.
반환 요구를 받았다면 이 순서로 정리하세요
- 물건을 받은 날짜와 이유를 적습니다.
- 당시 문자·카카오톡·DM을 보관합니다.
- ‘선물’, ‘대여’, ‘반환’ 같은 표현을 찾습니다.
- 약혼예물 주장이라면 결혼 준비가 실제로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 반환 조건이 있었다면 정확한 문구를 확인합니다.
- 상대가 영수증만 제시한다면 소유권을 넘긴 경위도 함께 정리합니다.
상대가 내용증명을 보내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반환 의무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내용증명은 요구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수단입니다. 효력의 범위는 내용증명으로 달라지는 것과 달라지지 않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답변이 필요하다면 감정적인 표현을 빼고, 물건을 받은 경위와 자신의 입장을 짧게 적어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보내세요.
가격보다 전달 당시의 약속이 기준입니다
헤어진 연인이 사 준 물건이라고 해서 무조건 돌려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건 없이 이미 받은 일반 선물은 이별만으로 반환 의무가 생기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만 빌린 물건, 구체적인 반환 조건이 붙은 물건, 혼인을 전제로 주고받은 약혼예물은 따로 판단합니다. 물건값보다 전달 당시 무슨 말이 오갔는지를 먼저 확인하세요.
2026년 10월 5일 보완: 약혼 해제에 책임이 있는 사람의 예물 반환 제한과 혼인 후 반환 예외를 보완했습니다.
근거·참고 자료
- 민법 제554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민법 제555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민법 제558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므895 판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대법원 1996. 5. 14. 선고 96다5506 판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대법원 1976. 12. 28. 선고 76므41 판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