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상호 정하기에서 가장 먼저 기억할 점은 등기소에서 상호 등기가 된다는 것과 그 이름을 분쟁 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은 별개라는 사실입니다. 상법 제22조는 같은 지역에서 동종영업으로 이미 등기된 상호의 재등기를 막을 뿐입니다. 상표권은 지식재산처 등록으로 따로 생깁니다. 그래서 인터넷등기소 상호 검색과 키프리스 상표 검색을 모두 거친 뒤 이름을 확정해야 합니다.
- 법인: 법이 사람과 별도로 권리와 의무의 주체로 인정한 조직
- 내용증명: 언제 어떤 내용의 문서를 보냈는지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우편 서비스
- 손해배상: 위법한 행위나 계약 위반으로 생긴 손해를 갚는 책임
- 과태료: 행정질서 위반에 부과되는 금전 제재로서 형벌과는 다른 것
창업 후 사업자등록까지 마쳤는데 “귀사가 쓰는 이름은 당사 상표권을 침해하므로 사용을 중단하고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증명을 받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이름을 바꾸는 비용은 간판, 홈페이지, 계약서, 포장재까지 이어집니다. 설립 단계에서 확인하는 편이 훨씬 저렴합니다.
법인 상호는 회사의 법적 이름입니다
법인 상호는 마케팅용 별칭이 아니라 등기부에 오르는 회사의 법적 명칭입니다. 회사는 이 이름으로 계약을 맺고, 세금을 내고, 소송의 당사자가 됩니다.
회사의 상호에는 주식회사, 유한회사처럼 회사 종류를 나타내는 문자를 넣어야 합니다(상법 제19조). 반대로 회사가 아닌 개인사업자는 상호에 회사임을 표시하는 문자를 쓸 수 없습니다(상법 제20조).
인터넷등기소에서 등기가 쉽게 끝나다 보니 법적 검토도 끝났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상호 등기는 최소한의 관문일 뿐입니다. 다른 사람의 상표권이나 널리 알려진 영업표지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보증이 아닙니다.
등기·오인 상호·상표권, 기준이 각각 다릅니다
세 기준은 판단하는 범위와 확인하는 곳이 다릅니다. 하나를 통과했다고 나머지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 구분 | 무엇을 보나 | 어디서 확인하나 | 걸리면 생기는 일 |
|---|---|---|---|
| 동일 상호 등기 제한 | 같은 특별시·광역시·시·군, 같은 영업 | 인터넷등기소 법인 상호 검색 | 설립등기 지연 |
| 오인 상호 사용 금지 | 부정한 목적, 타인 영업으로 오인 가능성 | 등기 검색과 실제 영업 현황 | 사용 폐지·손해배상 청구, 과태료 |
| 부정경쟁행위 | 국내에 널리 알려진 상호·표지와 혼동 | 업계 인지도, 검색 결과 | 지역이 달라도 분쟁 가능 |
| 상표권 | 등록상표와 같거나 비슷한 이름, 상품·서비스 | 키프리스 상표 검색 | 사용금지·손해배상, 리브랜딩 |
상호를 잘못 정했을 때 생기는 세 가지 문제
동일 상호로 등기가 막히는 문제
다른 사람이 등기한 상호는 같은 특별시·광역시·시·군에서 동종영업의 상호로 다시 등기할 수 없습니다(상법 제22조). 이 경우 설립등기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사업자등록, 법인 통장 개설, 투자 계약 같은 후속 절차도 모두 늦어집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구에 본점을 두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을 하려는데, 서울 마포구에 같은 이름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이미 등기돼 있다고 해 봅시다. 구는 다르지만 같은 서울특별시 안이고 영업도 같으므로 등기가 막힐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이름이 부산에만 등기돼 있다면 등기 자체는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이 상표로 등록돼 있다면 아래 상표권 문제가 그대로 남습니다.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될 상호를 쓰는 문제
누구든지 부정한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영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상호를 사용하지 못합니다(상법 제23조). 손해를 입을 염려가 있는 사람이나 그 상호를 등기한 사람은 사용 폐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은 실제 손해와 인과관계 등 배상 요건을 별도로 갖춰야 합니다.
같은 조는 같은 특별시·광역시·시·군에서 동종영업으로 남이 등기한 상호를 쓰면 부정한 목적이 있다고 추정합니다. 추정이란 반대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그렇게 본다는 뜻입니다. 회사가 아닌데 회사 문자를 쓰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오인 상호를 쓰면 상법 제28조의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이 달라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다른 회사의 상호와 같거나 비슷한 이름으로 영업 주체를 혼동하게 하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의 부정경쟁행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으로 오해할 만한 이름은 피해야 합니다. 인허가 없이 금융업처럼 허가가 필요한 업종을 암시하는 이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업종별 법률이 무허가 업체의 유사 명칭 사용을 따로 금지하는 경우가 있으니, 업종명을 상호에 넣기 전에 해당 업법을 확인하세요.
상표권 침해로 번지는 문제
가장 큰 비용이 드는 분쟁은 상표권 침해입니다. 상표권은 지식재산처에 설정등록을 해야 발생합니다(상표법 제82조). 등기소에서 상호 등기를 마쳤다고 그 이름에 대한 독점권이 생기지 않습니다.
내가 쓰려는 이름이 이미 다른 사람의 등록상표이고 같거나 비슷한 상품·서비스에 쓰인다면 침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상표권자는 사용금지 가처분, 사용 중지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간판·광고물·포장을 모두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 상호를 상거래 관행에 따라 쓰는 경우에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예외가 있습니다(상표법 제90조). 다만 상표권 설정등록 뒤 부정경쟁 목적으로 쓰는 경우에는 이 예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 상호를 로고처럼 키워 브랜드로 쓰기 시작하면 ‘상호로서의 사용’이라는 주장이 약해져 다툼이 생기기 쉽습니다.
상호를 정하기 전 3단계 확인
- 인터넷등기소 상호 검색: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법인 상호를 검색합니다. 동일 상호 등기 제한은 등기소 단위가 아니라 특별시·광역시·시·군 단위로 판단합니다. 서울에 본점을 둔다면 구가 달라도 서울특별시 전체를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 키프리스 상표 검색: 지식재산처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서 같은 이름이 어떤 상품·서비스업 분류(예: 35류 광고·사업관리업, 41류 교육·엔터테인먼트업)에 등록·출원돼 있는지 확인합니다. 분야가 전혀 달라 쓸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겹치면 변리사 자문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 설립과 함께 상표 출원: 같거나 비슷한 상표가 경합하면 먼저 출원한 사람이 등록을 받습니다(상표법 제35조). 출원만으로 상표권이 생기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이 같은 이름을 먼저 출원해 가로채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상표 심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사업을 키운 뒤가 아니라 설립 단계에서 출원 여부를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 확인 절차가 모든 분쟁을 막아 주지는 않지만, 나중에 상호를 바꾸며 치르는 비용과 소송 위험을 크게 줄여 줍니다.
후보 이름은 하나만 정하지 말고 세 개 안팎으로 준비해 같은 순서로 검색해 두세요. 첫 후보가 막혀도 설립 일정이 크게 밀리지 않습니다. 설립등기 전체 순서는 주식회사 법인설립 절차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호를 정할 때 자주 하는 실수
- 등기 검색만 하고 상표 검색을 건너뜀: 등기가 끝나면 이름을 쓸 권리까지 생겼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상표권은 등기와 별개로 지식재산처 등록으로 생깁니다.
- 본점 소재 구만 검색함: 동일 상호 제한은 구가 아니라 특별시·광역시·시·군 단위입니다. 같은 시 전체를 기준으로 검색해야 합니다.
- 상호와 브랜드 이름이 다른데 브랜드는 확인하지 않음: 등기한 상호와 별도로 서비스명·제품명을 쓴다면 그 이름도 키프리스에서 따로 검색해야 합니다.
- 표기만 살짝 바꾸면 된다고 생각함: 띄어쓰기나 ‘주식회사’를 앞에 붙이느냐 뒤에 붙이느냐 정도의 차이는 거래 상대방 눈에 같은 이름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오인 가능성을 줄이려면 이름의 핵심 부분이 달라야 합니다.
- 도메인·SNS 계정 확보를 권리 확보로 착각함: 도메인을 먼저 샀다고 상호나 상표에 대한 권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이미 문제가 생겼을 때의 대응
- 등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 같은 지역에 동일 상호가 있다면 기존 이름을 고집하기보다 새 후보를 여러 개 준비합니다. 위 확인 절차를 다시 거친 뒤 등기를 신청하면 일정 지연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사용 폐지 청구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경우: 다툴 사유가 분명하지 않다면 상호 변경을 검토합니다. 상호는 정관 기재사항이므로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정관을 바꾸고(상법 제433조) 상호 변경 등기를 마쳐야 합니다.
- 상표권 침해 경고를 받은 경우: 감정적으로 답하거나 임의로 사용을 이어가지 말고 변리사나 변호사와 상담합니다. 상대방 상표의 등록 범위와 유효성, 실제 침해 여부, 선사용권 같은 방어 사유를 먼저 검토합니다. 그다음 사용료 협상이나 리브랜딩 중 하나를 고릅니다.
경고장을 받았다면 답장 전에 내 이름을 처음 쓴 날짜를 보여 주는 자료를 모아 두세요. 사업자등록증, 첫 계약서, 홈페이지 개설 기록, 첫 광고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선사용 여부나 부정한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설명할 때 이런 날짜 자료가 출발점이 됩니다.
상호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식회사 정관 변경 절차도 함께 확인하세요.
근거·참고 자료
- 상법 제22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상법 제23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상법 제19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상법 제20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상법 제28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상표법 제82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상표법 제90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상표법 제35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상법 제433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