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공상처리로 합의했더라도 소멸시효가 남아 있다면 산재보험급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산재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과 이미 받은 공상금 전부를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 공상처리: 회사가 업무상 사고 비용을 자체 부담해 처리하는 관행적 표현으로, 산재보험 신청과는 별개의 처리
- 소멸시효: 권리를 오랫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청구가 제한될 수 있도록 정한 기간 제도
- 산업재해: 업무상의 사유로 근로자에게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
- 위자료: 정신적 손해를 금전으로 배상하는 돈
먼저 아래 세 가지를 따로 보세요.
- 업무상 재해로 산재 승인을 받을 수 있는가
- 회사에서 받은 돈이 어떤 손해를 보전한 것인가
- 청구하려는 보험급여의 소멸시효가 남아 있는가
공상처리와 산재보험은 같은 절차가 아닙니다
공상처리는 회사와 근로자가 치료비, 쉬는 동안의 임금, 위로금 등을 사적으로 정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산재보험은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하고 법에서 정한 보험급여를 지급하는 공적 제도입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6조는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간병급여, 유족급여, 장례비 등 보험급여의 종류를 정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도 공상처리를 했더라도 소멸시효가 남아 있으면 산재 신청이 가능하다고 공식 설명한 바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정책설명
따라서 공상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산재 신청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실제 업무상 재해인지에 대한 승인 여부는 별도로 심사됩니다.
공상으로 끝냈을 때 뒤늦게 생기는 문제
공상처리는 처음 치료 단계에서는 빠르고 간단해 보입니다. 문제는 치료가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상태가 나빠질 때 드러납니다.
- 회사가 정한 금액이나 기간이 끝나면 추가 치료비를 받기 어렵습니다.
- 치료가 끝난 뒤 장해가 남아도 합의서에 그 보상이 없으면 받을 근거가 약합니다.
- 같은 부위가 재발했을 때 처음 사고가 업무 중이었다는 기록이 회사 쪽에만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 퇴사하거나 회사 담당자가 바뀌면 처음 약속을 확인할 사람이 사라집니다.
예를 들어 손목을 다쳐 공상으로 치료비와 두 달 치 임금을 받았는데, 반년 뒤 같은 부위 수술이 필요해졌다고 해 봅시다. 이때 산재를 신청하면 근로복지공단은 처음 사고가 업무상 재해인지부터 판단합니다. 승인되면 수술과 그 이후 치료를 보험급여로 받을 길이 열리고, 회사에서 이미 받은 두 달 치 임금 보전분은 휴업급여와 겹치는지 따로 따지게 됩니다.
받은 공상금은 ‘이름’보다 실제 성격을 봅니다
산재 승인을 받으면 회사에서 이미 받은 돈과 산재보험급여가 겹치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는 같은 사유로 민법 등 다른 법령에 따라 산재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받은 경우 그 범위에서 보험급여를 조정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쉬는 동안의 소득 손실을 보전한 돈을 지급했다면 휴업급여와 대응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명목만 ‘위로금’이라고 적었다고 모든 돈이 자동으로 공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법원도 산재보험급여와 실제로 같은 성질의 손해를 보전한 금품인지를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관련 판례
그래서 산재를 신청하기 전에 합의서와 송금내역을 보면서 아래처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회사에서 받은 돈 | 확인할 가능성 있는 대응 항목 |
|---|---|
| 병원비·치료비 | 요양급여와 중복되는지 |
| 쉬는 동안의 임금 보전 | 휴업급여와 중복되는지 |
| 후유장해 보상 | 장해급여와 중복되는지 |
| 별도 위자료·위로금 | 실제 성격과 산정 근거가 무엇인지 |
산재를 신청하면 공상금을 무조건 전액 반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손해를 이중으로 보전했는지와 합의금의 실제 성격을 확인해야 합니다. 위자료처럼 산재보험급여에 해당 항목이 없는 정신적 손해 보상은 조정 대상과 성격이 다르므로, 합의서에 금액이 따로 적혀 있다면 그 구분을 그대로 보존합니다.
소멸시효는 급여 종류마다 다릅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2조는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원칙적으로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다음 급여는 5년입니다.
- 장해급여
- 유족급여
- 장례비
- 진폐보상연금
- 진폐유족연금
각 보험급여는 권리가 발생하는 시점이 같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장해급여는 치료가 끝난 뒤 장해가 남았는지가 중요하고, 유족급여는 사망과 관련됩니다. 오래된 사고라면 ‘사고가 몇 년 전인지’만 세지 말고 지금 청구하려는 급여의 권리 발생 시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요양급여나 휴업급여처럼 치료를 받거나 일을 쉰 날마다 권리가 생기는 급여는, 오래된 날짜분부터 시효가 지나갈 수 있습니다. 사고가 3년보다 오래됐더라도 최근 치료분이나 장해급여는 아직 청구할 수 있는지 따로 계산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합의서에서 꼭 볼 내용
공상 합의서를 다시 읽을 때는 “산재를 신청하지 않는다”는 한 문장만 보지 말고 다음을 확인하세요.
- 회사가 어떤 명목으로 얼마를 지급했는지
- 치료비와 휴업손실을 각각 얼마로 계산했는지
- 향후 장해나 재발에 관한 문구가 있는지
- 회사에 대한 추가 손해배상 청구를 포기하는 내용이 있는지
- 사고 경위를 실제와 다르게 적은 부분은 없는지
산재보험급여 신청과 회사에 대한 별도 민사청구는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광범위한 권리포기나 부제소 약정(소송을 내지 않기로 한 약속)이 있다면 그 범위와 효력을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산재 신청은 회사 동의 없이 할 수 있습니다
산재 신청은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직접 할 수 있고, 회사가 공상으로 처리하자고 했다는 사정이 신청을 막지는 않습니다. 진료받는 병원이 산재보험 의료기관이라면 원무과에 신청 대행을 문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신청서에는 사고 경위를 공상 합의서와 다르게 꾸미지 말고 실제대로 적습니다. 합의서에 사고 경위가 사실과 다르게 적혀 있다면 그 이유와 실제 경위를 보여 주는 자료를 함께 냅니다. 구체적인 신청 순서와 제출 서류는 산업재해 신청방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불승인 결정을 받았다면 산재 불승인 이의신청과 심사청구로 이어서 대응합니다.
지금 산재를 검토한다면 이 자료부터 모으세요
- 사고 당시 사진·CCTV·작업지시
- 최초 진료기록과 진단서
- 회사에 사고를 보고한 문자·메신저
- 공상 합의서와 송금내역
- 치료가 길어지거나 악화된 경과를 보여주는 의무기록
- 휴업기간과 실제 임금 손실 자료
공상으로 치료를 시작했더라도 나중에 상태가 악화되거나 장해가 남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면 서류를 다시 만들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시효 계산과 증거 확보를 함께 진행하는 편이 좋습니다.
합의서보다 시효와 지급 명목이 먼저
공상처리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산재 신청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소멸시효가 남아 있는지 확인한 뒤 산재보험급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에서 이미 받은 돈 중 산재보험급여와 같은 손해를 보전한 부분은 조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합의서의 제목보다 실제 지급 명목과 손해 항목을 먼저 확인하고, 오래된 사고라면 급여별 3년·5년 시효를 함께 계산하세요.
근거·참고 자료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6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2조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
- 고용노동부 정책설명 (새 창에서 열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공식 본문 인용
- 관련 판례 (새 창에서 열림)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본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