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프리랜서 대금 청구가 바로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서명된 계약서가 없을수록 무슨 일을 얼마에 맡겼는지 → 실제로 수행·납품했는지 → 상대방이 승인·사용했는지 → 언제 지급하기로 했는지를 다른 자료로 연결해야 합니다.
어려운 말 먼저 보기 — 본문에 나오는 법률 용어를 일상적인 말로 풀었습니다.
- 지급명령: 돈이나 대체물을 지급하라고 법원이 서류 심사로 명하는 간이 절차
- 내용증명: 언제 어떤 내용의 문서를 보냈는지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우편 서비스
가장 먼저 내가 법적으로 독립된 프리랜서인지, 실제 근무형태상 근로자인지도 구분하세요. 적용 절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다섯 칸으로 거래를 정리하세요
| 단계 | 남길 자료 |
|---|---|
| 발주 | 견적서·제안서·이메일·메신저 작업요청 |
| 금액 | 단가·총액·추가작업비 합의 |
| 납품 | 파일 전송메일·클라우드 기록·최종본 |
| 승인 | ‘확인했다’는 답변·수정완료 승인·실제 게시·사용 |
| 지급 | 세금계산서·청구서·지급 약속일·미지급 답변 |
계약서가 없어도 이 다섯 단계가 시간순으로 이어지면 거래 내용을 설명하기 훨씬 쉬워집니다.
결과물을 완성해 넘기는 계약이라면 민법상 도급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664조는 한쪽이 일을 완성하고 상대방이 그 결과에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도급으로 정합니다.
민법 제665조는 원칙적으로 완성된 목적물의 인도와 동시에 보수를 지급하고, 인도가 필요 없는 일이라면 일을 완성한 후 지체 없이 지급하도록 정합니다.
하지만 모든 프리랜서 계약이 똑같은 도급계약은 아닙니다. 장기간 사무를 처리하는 위임·준위임 성격이거나, 실제로는 근로계약에 가까울 수도 있으므로 계약 명칭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프리랜서’라고 불렸어도 실제 근로자일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근로자로 정의합니다.
따라서 계약서 제목이 ‘프리랜서 용역계약’이어도 실제로 아래와 같은 사정이 있다면 근로자성 검토가 필요합니다.
- 회사가 출퇴근시간과 근무장소를 정함
- 업무 방법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함
- 휴가·결근을 회사 승인 없이 정하기 어려움
- 회사 장비·계정으로 지속적으로 업무함
- 정기적으로 고정된 보수를 받음
- 다른 고객의 일을 자유롭게 하기 어려움
반대로 본인이 일정·장소·업무방법을 독립적으로 정하고 결과물 단위로 보수를 받았다면 민사상 용역대금 청구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근로자에 해당한다면 단순 용역대금이 아니라 임금체불 절차가 문제될 수 있으므로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의 안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납품만 하지 말고 ‘승인·사용’ 흔적을 남기세요
파일을 보냈다는 사실과 상대방이 계약상 결과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다음 자료가 특히 유용합니다.
- 최종 파일을 보낸 이메일이나 메시지
- ‘확인했습니다’, ‘이대로 진행하세요’ 같은 회신
- 수정 요청과 최종 수정 완료 기록
- 상대방 홈페이지·광고·SNS에서 실제 사용된 화면
- 클라우드 다운로드·열람 기록
상대방이 결과물의 일부 품질을 문제 삼는다면 이미 승인·사용한 부분과 아직 다투는 부분을 분리해서 정리하세요.
추가 작업비는 최초 계약과 섞지 마세요
프리랜서 분쟁에서는 최초 계약금보다 작업 중 추가된 수정·기능·촬영·페이지 때문에 금액이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가 요청을 받을 때마다 최소한 다음을 남기는 편이 좋습니다.
- 무엇을 추가하는지
- 추가 비용이 얼마인지
- 납기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 기존 계약 범위에 포함되는지
이미 미수금이 있는데 계속 수정 요청을 받는다면 기존 잔금 지급과 새 작업 착수 조건을 분리하세요.
대금 요청은 감정보다 계산표로 보내세요
상대방에게 독촉할 때는 긴 사정 설명보다 다음 내용을 한 번에 정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 발주일
- 업무내용
- 약정금액
- 납품일
- 승인·사용 사실
- 이미 받은 금액
- 남은 금액
- 약정 지급일
- 최종 지급 요청기한
예를 들어 “○월 ○일 발주받은 A 작업을 ○월 ○일 납품했고, ○월 ○일 최종 승인받았습니다. 총액 200만원 중 계약금 60만원을 제외한 140만원이 미지급 상태이므로 ○월 ○일까지 지급을 요청합니다”처럼 사실과 숫자를 연결하세요.
지급명령·소송 전에 상대방 정보를 확인하세요
협의가 되지 않으면 내용증명, 지급명령이나 민사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급명령은 상대방의 정확한 이름·법인명과 송달 주소가 필요합니다. 계약 상대방이 개인 대표인지 법인인지부터 확인하고, 사업자등록증·세금계산서·계약 이메일을 대조하세요.
상대방이 지급명령에 이의하면 통상 소송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업무 범위나 하자를 크게 다투고 있다면 처음부터 어떤 증거가 필요한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거 폴더는 제3자가 이해할 수 있게 만드세요
자료를 다음처럼 나누면 좋습니다.
01_발주02_금액합의03_작업04_납품과승인05_청구와미지급
파일 이름 앞에 날짜를 붙이고, 한 장짜리 표에 계약금액·납품일·지급기한·미지급액을 적으세요. 본인만 이해할 수 있는 메모보다 처음 보는 사람이 거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형태가 좋습니다.
핵심만 정리하면
프리랜서 대금 미지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서 유무보다 거래의 흐름입니다.
누가 어떤 일을 얼마에 맡겼고, 실제 납품·승인이 있었으며, 언제 얼마를 지급하기로 했는지를 연결하세요. 실제 근무형태가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이뤄졌다면 근로자성도 별도로 확인하고, 독립 용역이라면 발주·납품·승인·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민사청구 절차를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